평점 4.27점, 23일 호남대 졸업식에서 우수상·공로상 수상
84세의 나이에도 불구 손자 손녀 뻘 되는 학생들과 나란히 학사모를 쓰게 된
만학도가 있어 배움의 길은 끝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고 있다. 오는 23일 호남
대학교 제25회 졸업식에서 영예의 졸업장을 받게 된 장향례(일본어학과)씨.
1927년 전북 고창의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장씨의 80평생은 한국, 중국을 넘나드는 배움과 가르침으로 일관돼 있다. 전남 영광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국
만주에 사는 숙부의 부름을 받고 중국으로 건너가 명신여학교(중고등 4년과정)를 다녔다. 또 18살의 나이로 중국초등학교
교사를 시작했다.
여름방학 중 고향을 찾았던 장씨는 8.15 해방과 함께 중국행을 포기하고 영광 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
결혼해 한 남자의 아내로 4남2녀를 교사, 약사 등으로 훌륭하게 키웠다.
장 씨는
전형적인 주부로 교사인 남편과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고 75세의 나이에도 불구 광주진명여중에 진학해 졸업을 한 후
대입 검정고시를 6개월만에 패스 한 뒤 2005년에 방송통신
대학에
입학했다. 3년간
방송통신대학교를 다녔던 장씨는 지난 2008년 호남대학교 일본어학과에 3학년으로
편입했다.
만학도로 지난 2년 동안 결석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게 학업에 전념해 평점 4.27을 취득, 졸업식에서 우수상과 공로상을 받게 된 장씨는 “공부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. 자신의 열정과 미래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고 뚜렷하다면 새로운 도전은 아름답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. 인생의
성공과 실패는 결국자신에게 달려있다”고 말했다.
장 씨는 “2개월 전 사별한 남편의 병수발을 하면하면서 학업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픈 남편과 자식들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서 큰 힘이 됐다”며 졸업식에 함께하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미안한
마음과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. “일본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
복지관이라도 얻어서 무료강의를 해주고 싶다”는 장씨는 “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간단한 인사말이라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꿈이자 희망”이라고 밝혔다.